나의 인생 넋두리 한 마디

취직, 직업이란 개념

心泉 심상학 2008. 12. 4. 15:40

옛날에는,
'취직했다.' 고 하면 '월급이 얼마냐.' 고 물었다.
돈을 얼마나 받는냐 하느것이 가장 중요했다.
근로조건, 근무시간, 작업의 강도등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조건들을 따져본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 해도 일자리의 종류도 많고 취직자체가 옛날과는 다르기 때문
이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좋은 '직장-직업' 은 어떤 것일까.
그게 누그든, 그 형태가 어떠하든 자기의 일과 수입이 있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있다.
때문에 '직업' 선택은 신중하고 정직하게 생각해야 후회가 없다.
평생을 재미도 없고, 즐거움도 없이 하기싫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뜻밖에 많다.
'내가 이 일만은 절대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출발이 잘못됐기 때문에 결과가 그렇게 된것이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정년퇴직을 앞둔 사람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자기직업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현대인들은 '오늘' 을 사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직업' 에 대한 개념도 현실에 맞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
그건, 관행과 관습,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기준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 보고 오늘과 자기에게 맞는 새 '틀' 을 짜는 일이다.
5만개가 넘는 직종에서 '자기의 일-직업' 을 찾는일은 선택의 기준이 분명히 정해져
있지않으면 불가능하다.
첫번째 실수가 여기서 발생한다.
우선 생각해야할 전제가 '내게 가장 적합한일-직업은 무엇일까' 를 깊이 생각해

봐야한다.
직업은 자주 바꿀수 없는 속성이 있다.
정말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할수 있는게 직업이다.
가장 좋은 직업은, 자기가 '잘 하는일' 이 평생직업이 되는 경우다.
좋아하는일 보다는 잘하는일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타고난 재주-천부(天賦)' 다. 이 천부가 없는사람은 없다.
단지 발견하지못해 사장된 경우가 있을뿐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하는 일, 그게 자기의 천부다.
그래서 천부가 직업이 되는것이 제일좋은 케이스다.
성공확율도 그만큼 높다.

다음으로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직업과 학력' 이다.
단순반복 작업을 하는 사람이 고등교육까지 받을 이유는 없다.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는경우나, 식당에서 접시닦는일, 중국집 배달등 '학력'

필요없는 직종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종사하고 있다면

그게바로 어리석은 '낭비' 다.
그런직업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런일을 위해서는 비싼돈을 지불해야 하는

고등교육이 필요없다는 얘기다.
그러일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충분하다.
선진국들의 대학진학율이 우리보다 훨씬 낮은것은 고졸학력 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직장에 취업할수 있는 환경때문이다.
본래 대학, 대학원 같은 고등교육기관은 학문이나 전문분야로 나갈 인재들을 선발,
교육하는 기관이다. 결코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반대로 우리의 대학진학율이 80%가 넘고있는것은 고졸학력으로는 좋은 직업선택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학력인프레' 가 일어나 취업문을 더 좁힌게 현실이다.
그게 '간판사회' 의 폐해다.

경제는 개념이자, 또 수치다.
경제는 숫자에 의해 설명되는 독특한 분야다.
특히 통계는 모순죄는 부분도 있지만 경제전체를 진단하는 수단으로는

아직도 유효하다.
경제의 일반원칙은 언제나 수요와 공급의 관계다.
그게 상품이든, 인력이든 전혀 차이가 없다.
일자리와 취업의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이 좁은땅에 2년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대학교가 모두 414개가 난립해 있다.
이중 4년제 대학만도 200개가 넘는다.
인력수급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일차적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2007년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2008년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있다.),
일년동안 새로생긴 일자리는 28만개인데 비해 414개의 전문대,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은 56만명이다.
'일자리 창출' 과 '취업인구' 의 비율에서 구조적으로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불균형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이며 그 비 대칭성은 전혀
개선될수 없는 구조라는데 있다.
말하자면 학력인프레가 공급과잉을 불렀고 수요는 거기에 따라갈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대로라면 이 문제는 전혀 해결될 가망이 없다.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현상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생산현장의 기계자동화,
인력흡수능력이 큰 중소기업의 경영난과 고학력자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
대기업들이 강성노조를 피해 신규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주하는 경향,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
취업희망자와 고용주간의 '보수' 에 대한 mismatch-불일치까지 겹쳐있어
'일자리' 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과 같은 '학력-간판사회' 의 모순이 개선되지 않는한 '청년백수' 는 매년 늘어
날수밖에 없다.

자녀하나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1인당 2억 3199만원이다.
(2007년 보건사회연구원)
고등학교 까지도 1억 7334만원이 소요된다.
이 엄청난 부담을 안고도 모든 부모들은 그 자녀를 일류대학에 보개기 위해

사생결단한다.
년간 20조원이 넘는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그 증거다.
가슴아픈 얘기이긴 하지만,
같은 대학이라도 '일류대학' 을 졸업하지 못했을때의 경우를 솔직하게 생각해 보자.
이 문제에 정직해야 그 근본에서 정답을 찾을수 있다.
우선 취업이 안된다.
기업, 특히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공기업일수록 '일류대학'

출신을 우선 선발한다.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노력자체는 전혀 나쁜게 아니다.
다음이 '눈높이' 때문에 취업의 범위가 좁아지는 현상이다.
대기업 취업 평균경쟁율이 30.3 대 1 인 반면 중소기업은 8.4 대 1 이

그것을 말해준다.
먹물을 먹은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겠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청년백수' 로 나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남동공단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주변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자 생산직 직원들이 할인점 주차 아르바이트로 빠져 나갔다.
거기보다 40-50만원을 더 주는데도 공장을 떠났다' 고 말한다.
돈을 많이받는 중소기업의 정규직 보다 일이쉬운 서비스업의 임시직, 비정규직에 더
몰리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떻게 평생을 그렇게 살수있겠는가.
가치관, 자기정립이 되어있지 않기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열등감' 이다.
일류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그 인간자체가 일류일수는 없다.
시험-선발이 요구하는 '학습조건'에서 우수한것이 곧 인간성이 우수한것은 아니다.
일류대학을 나왔어도 '짐승만도 못한놈' 이 있고, 삼류대학을 나왔어도

'성인군자'같은사람이 있는게 현실이다.
이 '열등감'은 2억원이 넘는 아까운 돈을 주고 산 평생의 악재(惡材)다.
가장 처음의 판단이 잘못되었었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착각과 무분별함, 그리고 무지와 무식, 탐욕이 자식의 일생을 망친것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일자리' 가 없는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부모가 기대하는 일자리' 가 없는것이다.
100만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의 존재가 그 대답이다.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했으면 큰돈 벌고 성공할수 있는

자식을 삼류대학까지 졸업시켜'평생백수' 를 만든것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자기철학이 있어야 한다.
천부만 일찍발견하고 살렸어도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가지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국가적인 문제는,
100만이 넘는 '청년백수' 에 대한것이다.
백수는 '다른소득이나 가족의 지원이 있어 굳이 돈을 벌 필요가 없거나
마음에 들지않는 직장을 다니느니 그냥 노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다.
백수기간이 길어지면,경제활동이나 직업훈련에 복귀할 가능성이 줄어들며

자칫 평생 사회적 '낙오자' 가 되어 가족과 사회의 짐이 될수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지는 '절망적인 정서' 는 사회적인 전염성을 가지기 때문에
국가경제의 활력을 갉아먹을수도 있다.
이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구의 영진전문대에는 대단회 독특한 클래스가 있다.
정원 40명의 이 학급은 1학년 2학기부터 졸업에 필요한 80학점의 절반을
한 기업체가 설계한 교육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며 2학년 2학기엔 전원 그 기업이
준비한 공장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현장교육을 받는다.
그 기업이 하이닉스 반도체이며 2월에 졸업한 40명은 전원 졸업과 동시에

 하이닉스에 채용되어 바로 실습했던 현장에서 근무하고있다.
영진전문대에는 하이닉스 이외에도 현대LCD, LG전자, 대우전자서비스,

쌍용정보기술등 111개 기업과 취업약정을 맺고있으며 1학년생 2800명중

83%가 이미 취업이 보장된상태다.

관건은 단 하나, 산학연계-産學連繫 다.
산업현장과 학교교육이 연계돼 있는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 기업이 대졸신입사원을 선발, 스스로 자기가 맡은 업무를 처리하기 까지 평균
1년반 이상이 걸리고 6.088만원의 재교육비용이 든다.
대학교육이 산학연계없이 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낭비가 아닐수 없다.
이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

국민의 역량이 부족하기때문이다.
1947-1949년에 태어난 약700만명을 '단카이(團塊) 세대' 라고 부른다.
이들은 일본제조업의 기술인력의 근간을 이룬 세대이기도 하다.
지금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연봉, 사택, 승용차등을 포함 1년간 8000만원-1억원선에서 단카이세대 기술직 퇴직자들을 데려오고 있다.
공정개선과 품질에서 그 효율성, 생산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일자리' 가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말 자기자신을 사랑한다면,
정말 자기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라면,
한 인간이 가장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이 '직업' 이 되도록 결단해야 한다.
직업에는 정말 귀천이 있을수 없다.
서로 다른일을 하고있을 뿐이다.
삼류대학을 나와 백수가 되어 열등감을 가지고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것 보다는,
일찍부터 '자기일' 을 시작하는게 백번옳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의 하나인 '직업관' 이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일류대학-대기업-출세라는 등식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
인생에는 그보다 더 많은, 다양한 삶의길이 있다는것을 깨달아야 한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아들이 들려준 얘기가 있다.
자기의 환자중 연봉수억원의 펀드매니저가 한분 있는데,
항상 긴장하고, 불안해 하고, 초조해야 하는 생활을 하다보니 심장이 못쓰게
망가졌다는 것이다.
직업을 바꾸기 전에는 치료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그대로 가면 죽을수도 있다.
직업과 돈은 그런것이다.
돈에 매여 직업을 선택하면 안된다.
직업을 통해 돈이 따라오게 해야한다.
그래서 지금은 바야흐로 '전문가' 의 시대다.
자기가 잘 하는일로 한 우물을 파면 그게 누구든 '전문가' 가 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단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모든것은 따라오게 돼 있다.
그래서 이제는 직업관-생각을 바꿔야 한다.
시대적으로 그럴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