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서 나타나는 임상 증상들을 인지기능의 영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억력의 장애(memory impairment)
기억력의 감퇴는 알쯔하이머병과 같은 대뇌 피질을 침범하는 치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두드러진 초기 증상이다.
치매의 초기에는 기억력의 장애가 경미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린다든지 물건을 잃어버리게 되어 기억력이 감퇴되었음을 자각할 수 있으나 점차 진행되면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이나 다른 사람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치매 환자는 새로운 자료를 습득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이전에 습득했던 자료를 잊어버린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위의 두 가지 형태의 기억력 장애를 모두 나타내나 질병 초기에는 이전에 습득한 자료에 대한 기억 상실은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질병의 초기에는 단기 기억(short-term memory)의 감퇴가 주로 나타나지만 점차 장기 기억력(long-term memory)도 상실하게 된다.
즉 초기의 환자들은 지갑이나 열쇠와 같은 귀중품을 잃어버리고 가스 스토브 위에 음식을 올려놓은 것을 잊어버리고 친하지 않았던 사람을 몰라보지만 질병이 더욱 진행되면 장기 기억력이 손상되어 자신의 직업, 출신 학교, 생일, 가족, 나중에는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린다.
(2) 지남력의 상실(disorientation)
사람, 장소, 시간에 대한 지남력을 상실하게 되어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다.
처음에는 시간에 대한 지남력이 상실되며 점차 장소와 사람을 몰라보게 된다.
흔히 치매 환자는 화장실에 간 다음 어떻게 자기 방을 찾아가는지 잊어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지남력의 상실이 심하여도 환자는 의식의 장애를 보이지 않는다.
(3) 언어의 장애(disturbance of language)
알쯔하이머형 치매나 혈관성 치매와 같이 피질을 침범하는 치매는 환자의 언어 능력에 영향을 준다.
환자의 언어는 모호하고 부정확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고 우회적이다.
특히 알쯔하이머 환자는 물체의 이름을 대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반면 혈관성 치매에서는 그 병변의 위치에 따라 여러 종류의 실어증(aphasia)이 나타날 수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환자는 말이 없어지고 묻는 말을 따라 하는 반향언어증(echolalia), 또는 앞서 한 말의 영향을 받아 더 이상 말이 진해되지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 보속증(perseveration)을 보일 수 있다.
(4) 실행증(apraxia)
치매 환자는 운동 능력, 감각 기능이 온전하고 주어진 작업에 대하여 이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행증을 나타낼 수 있다.
이들은 물체를 사용하는 방법(머리 빗질하기)이나 잘 알려진 동작(안녕하며 손 흔들기)을 흉내내지 못한다.
치매 환자가 음식을 만들거나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하는 데에는 실행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5) 실인증(agnosia)
실인증이란 지각 기능이 온전함에 불구하고 물체를 알아보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환자는 정상적인 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나 연필 같은 물체를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
결국 환자들은 가족을 알아 볼 수 없게 되고 거울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조차도 알지 못한다.
환자들은 정상적인 촉각을 가지고 있지만 감촉만으로는 손안에 든 물체(예를 들면 동전이나 열쇠)를 알아내지 못하기도 한다.
(6) 집행기능의 장애(disturbance in executive function)
집행기능의 장애는 치매의 흔한 증상 중 하나이며 특히 전두엽이나 이와 연관된 피하질성 경로(subcortical pathway)의 장애와 연관될 수 있다.
집행기능은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복잡한 행동을 계획하고, 시작하고, 차례대로 진행하고, 감시하고, 그리고 중지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추상적 사고의 장애는 새로운 작업에 직면하는데 곤란을 느끼게 하며 새로운 복잡한 정보의 처리가 요구되는 상황을 회피하게 한다.
집행기능의 장애는 mental set을 변경하고 새로운 언어적, 비언어적 정보를 산출하고 연속적인 운동 활동을 수행하는 능력의 감소로 나타난다.
(7) 시공간 능력의 장애(disturbance in visuospatial ability)
치매 환자들은 공간적인 지남력이 상실되고 공간적 작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들에게 기하학적인 이차원적 또는 삼차원적인 도형을 주고 똑같이 그리게 하면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
치매 환자들이 집이나 병실에서 자신의 방이나 화장실을 못 찾고 집을 나서서 다시 자기 집을 찾아오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시공간능력의 장애 때문일 수 있다.
(8) 정신 증상(psychiatric symptoms)
알쯔하이머 형 치매 환자의 약 20% 내지 30%가 환각을 가지며 30% 내지 40%가 주로 체계적이지 못한 피해망상을 보인다.
모든 감각 형태의 환각이 나타나나 그중 환시가 가장 흔하다.
망상은 기억력의 장애와 관련되어 자신의 소유물을 도둑 맞았다는 등의 피해적인 주제가 많다.
공격적이고 난폭한 행동은 이러한 정신병적 증상을 지닌 치매 환자에서 흔하다.
우울장애는 치매 환자의 단지 10% 내지 20%에 불과하지만 우울증상과 불안증상은 치매 환자의 약 40% 내지 50%에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다.
또한 치매 환자는 아무런 뚜렷한 자극이 없이도 병적으로 울거나 웃곤 한다.
(9) 인격의 변화(personality changes)
치매 환자의 인격의 변화는 환자의 가족들을 가장 괴롭히는 증상이다.
환자가 본래 지니고 있던 성격 경향이 치매가 진행되면서 강조되어 나타날 수 있다.
치매 환자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개의치 않는다.
편집증적인 망상을 가지고 있는 치매 환자는 가족들과 간호하는 사람에게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또한 전두엽이나 측두엽에 병변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인격의 변화를 일으키기 쉽고 쉽게 화를 내고 폭발적이다.
(10) 섬망(delirium)
치매의 진행과정 중에 섬망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섬망 상태가 되면 환자는 의식이 흐려지고 지남력을 상실하고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흔히 환각 그 중에서도 환시를 많이 경험하며 피해망상을 보이는 등 혼돈 상태에 빠진다.
이는 환자가 본래 지니고 있던 뇌 질환이 약물이나 또는 다른 내과적 질환에 의해 쉽게 혼돈 상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는 특히 질병이나 사소한 수술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나 다른 사람의 죽음과 같은 정신적 또는 사회적 스트레스에 취약하여 쉽게 섬망 상태에 이를 수 있다.
2. 치매의 정도에 따른 임상 양상
치매는 심한 정도에 따라 임상양상도 함께 변화한다.
다음은 알쯔하이머 병에서 단계 별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설명한 것이다.
(1) 경미한 인지 기능 감퇴
환자는 주관적인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다.
이 시기에 속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익숙한 물건을 어디에 놓았는지 또는 예전에 알고 있었던 이름을 자주 잊어버린다고 호소한다.
면담에서 기억력의 감퇴를 발견할 수 없고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는 증상에 대하여 적절하게 걱정한다.
(2) 경도의 인지 기능 감퇴
이 시기가 되면 아주 초기의 장애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기억력 감퇴는 자세하고 철저한 면담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환자는 조금 전에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이 감소되었어 있다.
환자는 방금 읽었던 책의 문구를 기억하지 못한다.
환자는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되어 있고 같이 일하는 사람도 환자의 수행 능력이 전보다 감소되었음을 알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은 환자가 단어나 이름을 찾는데 어려워하는 것을 알게 된다.
환자는 값비싼 물건을 잘못 놓거나 잃어버릴 수 있다. 잘 알지 못하는 장소를 찾아 갈 때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
환자들이 종종 자신의 증상을 부정한다.
경도 내지 중등도의 불안을 수반하며 불안 증상은 환자가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어떤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증가한다.
(3) 중등도의 인지 기능 감퇴
이 시기에 주의 깊게 면담을 하면 인지 기능의 여러 영역에 장애가 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환자에게 100에서 7을 연속 빼기를 시키면 집중력이 감소되어 계산을 실수한다.
최근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주변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감소되어 있다.
주의 깊게 물어보면 환자 자신의 개인력에 대한 기억도 결함을 보인다.
혼자 여행하거나 개인적 재정을 관리하는데 명백하게 어려움을 느낀다.
이 시기에 환자는 복잡한 일을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능력은 아직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환자는 아직 사람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을 가지고 있다.
친숙한 사람과 얼굴을 모르는 사람을 쉽게 구별한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장소를 찾아가는데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이 시기가 되면 환자는 지적, 인지적 능력의 감퇴가 심하여 자신이 병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인식하지 못한다.
(4) 중등도의 심한 인지적 감퇴
이 시기에 속하는 환자는 주변 사람의 도움을 일부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환자는 그들의 현재 생활 중 중요한 사실을 기억할 수 없다.
예를 들면 환자는 주소나 전화 번호, 손자와 같은 가까운 가족의 이름, 졸업한 고등학교나 대학의 이름을 물어보면 잘못 대답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환자는 시간(날짜, 요일, 계절)이나 장소에 대한 지남력을 잃는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40에서 4씩 빼거나 20에서 2씩 빼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지만 이 시기의 환자들은 자신이나 타인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고 배우자와 자녀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들은 용변을 보거나 식사하는데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적절한 옷을 선택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가끔 오른쪽과 왼쪽 신발을 바꿔 신으려고 한다.
(5) 심한 인지적 감퇴
환자들은 그들의 생존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배우자의 이름을 잊는다.
그들은 최근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들의 과거에 대하여 일부 알기는 하지만 대충만 안다.
환자는 자신의 주변과 연도, 계절 등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10으로부터 거꾸로 세거나 때때로 앞으로 세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 시기의 환자는 그들의 일상생활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환자는 소변이나 대변을 가리지 못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외출하는데 도움을 필요로 하나 때로 익숙한 장소에 찾아갈 수 있다.
주간리듬(diurnal rhythm)의 장애가 와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 있는다.
흔히 주변의 낯선 사람과 친숙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인격과 정서적 변화가 이 시기에 일어난다.
예를 들면
1) 배우자가 사기꾼이라고 말하거나 주변 환경에 있는 상상의 인물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게 말을 하는 망상적 행동
2) 단순히 닦는 일을 계속 반복하는 강박적 행동
3) 불안, 초조. 가끔 예전에 없던 난폭한 행동
4) 목적 있는 행동을 하기에 충분한 정도로 오래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의지가 상실된 자발성의 결여
를 보인다.
(6) 극심한 인지적 감퇴
이 시기는 치매의 말기에 해당된다.
모든 언어적 능력이 상실되고 환자는 전혀 말을 하지 않고 단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낸다.
환자는 소변을 가리지 못하여 용변을 보거나 식사를 하는데 도움을 필요로 한다.
마치 뇌가 더 이상 신체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 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전반적인 피질적 또는 국소적 신경학적 증상이나 증후가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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