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전원생활. 자연의 품속에 그림같은 집도 넓고 넓은 앞마당도 생겨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꿈꿔온 것은 무엇보다도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하루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밥상을 마주하는 작은 행복, 텃밭에서 방금 따온 오이와 상추 등의 신선한 채소가 식탁에 오르면 전원생활의 기쁨은 두배로 뛴다.
넓은 마당을 꽃과 나무만으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꾸미는 것도 좋지만 자투리 땅을 이용하여 텃밭으로 가꾸어 보자. 그 자체로 훌륭한 정원이 될 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가꾸고 기르는 보람도 얻을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무공해 채소로 가족들의 건강을 돌본다는 생각에 이르면 누구나 꼭 한번 지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텃밭에서 가꿀 수 있는 각종 채소를 소개하고 이들을 기르는데 필요한 재배방법과 특성들을 소개한다. 풋풋한 채소 내음을 기대하며 나만의 텃밭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종묘 선택은 쉽게 기를 수 있는 것으로 선택
텃밭에 채소를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을 기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가족들이 즐겨먹으면서도 쉽게 기를 수 있는 품종을 고르되 각각의 채소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염두에 두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가꾸기가 까다롭고 병과 벌레가 많은 것을 선택하면 가꾸는 사람의 의욕이 떨어지고 자칫 텃밭농사를 망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초보자는 가꾸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잎채소(상추, 시금치, 쑥갓, 배추)나 뿌리채소(당근, 무, 토란, 고구마, 감자), 완두, 강낭콩 등이 기르기 쉬운 편이다. 토마토, 호박, 고추, 가지 등은 보통이라 할 수 있으나 오이, 수박, 참외 등은 좀 까다롭다 할 수 있다.
다양한 텃밭채소 기르기
심는 방법에 따라서 씨앗을 뿌리는 것과 키워둔 묘를 사서 심어 가꾸는 경우가 있다. 씨앗을 뿌려 키우면 처음부터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기간이 너무 길어서 지루한 점도 있다. 고추, 가지, 토마토처럼 묘기르는 기간이 60~80일 정도로 긴 것은 늦봄에 종묘상이나 때로는 꽃집에서 키워파는 묘를 사서 심는 것이 좋다.
열매채소 묘를 심는 것 : 고추, 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등
씨앗을 뿌리는 것 : 강낭콩, 콩, 옥수수 등
뿌리채소 씨앗 : 알타리무, 당근, 토란, 감자, 래디시 등
묘를 심는 것 : 고구마
잎채소 씨앗 : 열무, 엇갈이배추, 상추, 쑥갓, 부추 등
상 추
쑥 갓
병해충이 거의 없고 가꾸기가 쉬워 텃밭채소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향이 좋고 맛이 독특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씨앗은 종묘사에서 1작 정도사면 5평은 뿌릴 수 있다. 여름에는 하룻밤 물에 담궜다가 싹틔우기를 한 다음에 뿌리는 것이 좋다. 본잎이 2매쯤 될 때 밴 곳을 솎아 주며 포기사이는 5~10㎝로 둔다. 수확은 잎이 12매 정도일 때 줄기아래 4~5마디쯤에서 끊어내듯 하면 그 아래 곁눈이 자라므로 계속 수확할 수 있다. |
열 무
무 씨앗을 뿌려 뿌리가 들기 전에 이용하는 잎채소이다. 뿌리도 약간 굵어지지만 솎아내지 않고 자라게 하여 잎을 사용한다. 자라는 기간이 25~30일이면 되기 때문에 연중 여러 번 가꿀 수 있다.
여름철 장마로 생리장애와 병해충 염려가 있으므로 간단히 30%정도의 비가림 그물을 땅에서 1.5㎝ 정도 높이에 설치하면 잎도 약간 웃자란 듯 하게 하고 소나기 피해도 막아준다.
여름에는 담배꽁초 우린 물을 뿌려주면 병충해로부터 효과를 볼 수 있다.
엇갈이 배추
엇갈이 배추는 땅이 비었을 때 짧은 시간(약 35일경)에 심고, 통이 안기 전에 뽑는다. 요즘은 엇갈이용 씨앗이 있으므로 텃밭용으로 1작(대략 3천알정도)만 사두어도 20평은 뿌릴 수 있다. 땅 가꾸기는 보통채소와 같고 가꾸기가 쉬워 씨뿌린 후 적당한 간격으로 솎아주기만 해주면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봄, 여름에는 씨앗을 뿌린 후 한달이면 수확이 간으하므로 2주일마다 씨앗을 뿌리면 계속 뽑아 먹을 수 있다.
부 추
옛날부터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추는 한번 심어두면 3~4년 동안 계속해서 수확할 만큼 가꾸기 쉽다. 거름을 충분히 준 밭에 포기사이 10㎝ 거리고 씨앗을 10알정도 둥그렇게 뿌리고 흙을 얕에 덮고 가볍게 눌러준다. 싹이 나면 이것들을 한 포기로 간주하면 된다.
부추잎이 다 자라면 땅에 붙어 자른 후 포기사이에 웃거름을 흙과 섞어주고 물을 흠뻑주면 좋다. 병충해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줄기를 바싹 잘라내고 자라도록 하면 된다.
오 이
오이는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말이 일품이어서 직접 길러 먹으면 각별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뿌리가 얕게 뻗어 다른 작물 보다 일찍 늙기 쉬우므로 기름지고 물기가 있는 밭이 좋고 산성에는 약하기 때문에 석회비료를 적당히 뿌려야 한다.
본잎이 3~4잎 정도 되는 것으로 덩굴이 30㎝ 정도로 자라면 포기 사이를 넓게 하여 심는다. 포기 옆에 받침대를 세워 덩굴을 유인한 다음, 끈으로 몸체를 고정시킨다. 오이는 크게 자라기 전에 따야 포기가 쇠약해지지 않고 영양가도 높다. 오이 한개의 무게가 약 100~120g 정도 될 때 따는 것이 좋다.
포기의 세력이 약할 때 병충해가 발생하기 쒸우니 퇴비를 많이 주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주면 좋다.
고 추
고추는 자라는 기간이 길어 봄에 심으면 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가꿀 수 있다. 아주 매운 고추 품종과 매운맛이 별로 없는 것, 그 중간인 것 등 여러가지가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선택한다. 가까운 종묘상이나 화원에서 포트에 담긴 육묘된 고추묘를 판매하니 사서 심으면 된다.
묘를 심기 15일 전에 퇴비를 평당 5㎏ 정도 뿌리고, 석회비료도 평당 400~500g 뿌려 밭을 깊이 갈아 두고, 심기 일주일 전 다시 복합 비료를 평당 150g 정도 뿌려 흙에 섞은 뒤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덮어둔다. 고추묘 심는 거리는 포기사이를 약 40㎝쯤으로 하고 물을 흠뻑준다. 심은 후 보름쯤 지나 길이가 1.2미터 정도 되는 막대기를 각 포기마다 세워 줄기가 휘어지는 것을 막는다.
튼튼한 묘를 간격을 넓게 하여 심어주고 유기물과 비료를 적당히 주어 건강하게 기르는 게 병충해를 막는 지름길이다.
호 박
풋호박은 채소로, 호박잎은 삶아서 쌈으로, 호박순은 나물로, 노랗게 익은 것은 호박고지로 말리기도 하고 집안 한 곳에 두어 관상용으로 즐겨도 좋은 호박. 한번 심으면 버릴 것이 없다.
호박은 토질을 별로 가리지 않고 가뭄도 타지 않아서 가꾸기 쉬우니 부담없이 키워 볼 만하다. 시장에서 흔히 보는 풋호박과 크고 노랗게 익는 호박이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인데 포트에 담긴 묘종을 사서 심으면 간편하고 고추와 비슷한 양으로 거름과 석회를 주어야 한다. 덩굴이 뻗어 갈 수 있도록 지주대를 세워주면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호박은 생육이 강해서 병충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너무 촘촘히 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금치
시금치는 각종 비타민(AㆍBㆍC), 철분, 칼슘 등이 어느 채소보다 많이 들어있어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하여 길러보면 좋다. 또 별다른 병해충이 없으니 유기농 무공해 채소로 길러볼만하다. 시금치는 산도 7정도에서 잘자라므로 석회를 뿌려줘 흙을 만들고 밑거름을 충분히 줘 초기생육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씨앗은 파종하기 하루 전날 물에 담궜다가 파종하는 날 건져내 물기를 제거한 후 뿌려준다. 씨앗을 뿌릴 때는 촘촘하게 뿌리는 게 좋으며 크면서 솎아주기를 한다.
병이나 벌레는 거의 없지만 만약 생겼을 때는 포기를 뽑아 흙속에 묻어 버리면 된다.
토마토
텃밭에서 키우면 시장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풋풋하고 향그러운 토마토 본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모처럼 찾아온 손님에게 밭에서 바로 딴 싱싱한 토마토를 내놓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씨앗으로 키우기가 어려우니 시장에서 묘종을 구입해 심는 것이 좋다. 밭 전면에 석회를 골고루 뿌리고 완숙된 질 좋은 퇴비를 많이 이용하여 이랑을 높이한다. 묘종을 한 후에는 줄기 옆에 지주를 세워주고 끈으로 가볍게 묶어주고 땅 위에 신문지를 깔아주어 흙이 습기를 유지하여 부드럽게 해준다. 잎에서 곁눈이 돋아나면 그때 그때 따주어 양분이 잎으로 가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열매를 얻는 지름길. 토마토는 병해충은 별로 없지만 자체의 생리적 |
인 이유로 과실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석회를 충분히 뿌려주고 이랑을 높이하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치커리
치커리는 일반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서양채소로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각종 반찬과 쌈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가꾸는 방법은 잎상추와 비슷한데 상추보다 잎 수가 훨씬 많으므로 거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 씨앗은 배게 뿌리고 자라면서 점차 솎아가며 기르면 된다. 생 것으로 먹기 때문에 포기 아래 신문지를 여러 겹 깔거나 검은 비닐을 깔아주어 흙이 튀어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여름에는 햇?가리개 그물을 씌워 더위로 인해 잎이 짓물러지는 것을 막아주면 좋다. 치커리는 병해충이 거의 없어 가꾸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여름철 온도조건만 너무 무리하게 하지 않으면 된다. |
가 지
거름이 충분히 있는 곳이면 7~8포기만 심어 두어도 4~5명 가족의 찬거리로 넉넉하고 가꾸기도 까다롭지 않아 좋다. 밭 전면을 퇴비 5㎝ 두께로 펴고 땅을 깊게 갈은 후 종묘상에서 사온 묘를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빼내 심는다. 심은 묘의 주변은 퇴비를 깔고 겉흙과 가볍게 섞어 놓는다. 뿌리가 내리지 않은 묘가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임시 지주를 세워주면 좋다. 곁눈과 곁가지는 일찌감치 따주어 줄기를 튼튼하게 해주고 첫번째 열매는 일찍 따내어 포기가 잘 자라도록 한다. 퇴비를 많이 주고 드물게 심어야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해서 병해충 피해를 적게 받는다. 늙어서 누렇게 된 아랫잎이나 벌레가 많이 갉아먹은 잎은 조금씩 따주는 것이 좋다. |
케 일
녹즙용 영양채소로 더 잘 알려진 케일은 요즘은 쌈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자라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 이용할 수 있어 텃밭에 10여 포기쯤 심어두어도 충분하다. 케일은 어떤 땅에서도 잘 자라고 여름 더위에도 계속 새잎을 내며 자라는 강건한 채소이기 때문에 기르는 데 어렵지 않다. 밭에는 거름을 충분히 주고 씨앗을 뿌린 후 45일쯤 되어 본잎이 5~6매가 될 때 포기사이 40㎝ 간격으로 심는다. 잎은 줄기가 자라면서 계속 나오므로 줄기에 붙여 젖히면서 따낸다. 항상 펴진 상태의 잎이 6~7매 정도는 있어야 다음잎이 잘 자란다. 청벌레와 진딧물 피해가 있기 쉽다. 청벌레가 보이면 즉시 잡아 없애고 진딧물은 초기에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잎을 따서 묻어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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